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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수다쟁이 강멍멍이

편도 주위 농양... 미친듯이 아프다

by 강멍멍이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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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빵꾸 나는 걸 심하게 싫어해서 주사도 잘 안 맞는 내가 .... 편도 주위 농양 절개 배농술을 받았다.

5일전...
여차저차 해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다.

4일전...
어마어마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연타로 맞고 야간에 장거리 운전을 했다.

3일전...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칼칼한 느낌이 난다.
가끔 있는 현상이라서 밥 먹을 때 목에 쓰라림을 참으며 꾸역꾸역 아침밥을 클리어 한다.
이때까진 크게 문제 없는 듯 하여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오후가 되자 목이 많이 아픈거 같다. 침을 삼키는데 따꼼따꼼한 느낌이 온다.
약국에 가서 편도통증 약을 사다 먹는다.
저녁에 식사자리가 있어서 진통제 두알까지 꿀꺽하고 밥을 쑤셔 넣었다. 넘길때 마다 목에 쓰리림이 있지만 약빨로 버틴다.

2일전...
침 살킬때 마다 약한 통증이 있긴 했지만 어찌 잠은 잘 자고 일어났다.
오전에 소소한 육체노동을 하고 점심으로 짜장면도 목이 아프지만 으아아악 하면서 잘 먹었다.
다시 장거리 운전으로 돌아오는 길...
중간쯤 오니까 침을 삼키는데 극심한 고통으로 온 몸에 소름이 끼친다.
아프기 시작하니까 침도 엄청 금방 모인다. 3분 마다 삼킨 것 같다.
운전중이라서 침을 뱉지도 못 하고 극한의 인내심으로 침을 삼키면서 무사히 올라왔다.
고통을 하도 많이 참다보니 귀까지 아프다.
죽 시켜서 찔금 먹고 잠이 들고 침 삼킬 때 마다 깨서 거의 못 잤다.

1일전...
왠만해선 병원을 안 가는데, 매우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문 열자마자 갔다.
의사선생님이 보더니 이거 고름이 안에 찼다고 째야 한다고 한다. 나보고 면역력 쩔어 준다고 하더라. 이걸 버티다니 .... 여튼 이거 잘 못 되서 고름이 뒤로 넘어가면 응급실에 실려 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단호하게 싫다고 했다. 무서우니까.
시간되면 수액이라도 맞아라고 했는데 단호하게 싫다고 했다. 주사도 싫으니까.
항생제랑 진통제가 별도로 처방을 받고 약 사다 먹으면 될 줄 알았다.
항생제가 독해서 꼭 밥 먹고 약 먹으라고 해서 점심을 먹는데.....
입도 잘 안 벌어져서 숟가락도 주댕이에 안 들어가고 음식을 삼키면 온 몸에 소름이 돋고 말도 안 되는 통증이 온 몸을 휘감아서 부들부들 떨면서 좀 먹다가 포기했다. 밥 먹다가 기절할 뻔 했다.
바로 지어온 약을 냅다 먹었다.
약빨 정말 좋다. 그나마 침은 삼킬만 하더라. 그래도 여전히 아프다.
저녁은 약 먼저 먹고 죽을 먹었다. 약빨 떨어지니까 죽 먹을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아팠다.
입도 안 벌어지고 말도 잘 못 하고 침도 잘 못 삼키는 극한의 고통 상태에서도 담배를 피는 나의 욕구가 참 싫었다. 이 참에 끊을만 한데 대단한 듯. 울면서 그나마 한대만 피우고 잔다. 새벽에 미친듯이 아파서 깨서 진통제 먹고 20분 뒤에 잠이 든다..
약효가 복용 후 20~30분 뒤에 나타나고 6~7시간 정도 지속되는 것 같다.

Today...
역시나 자발적으로 문도 열기전에 어제 그 병원을 찾아 갔다.
선생님이 이거 편도 주위 농양 심해쳐서 입도 못 벌리는 최악의 상태라고 무조건 째야 한다고 한다.
1초 망설이고 ok.
하루종일 아픈데 잠깐 불싸지르고 말자고 다짐했다.
마취약을 입 안 쪽에 바르고 1분간 기다렸다가 뱉는다. 뱉고 난 다음에 침 삼켜도 된다고 하는데 기다리는 5분 동안 계속 뱉었다.
그리고 ... 수술? 시술?
가위인지 바늘인지 같은 걸로 편도를 꾸욱꾸욱 찌른다. 마취고 나발이고 눈물이 핑돈다. 아까전에 한 다짐이 후회가 된다.
그리고 다시 뭉퉁한 가위를 넣더니 살짝 벌려야 한다고 하면서 ... 또 눈물이 난다. 차라리 고통속에 침 삼킬 껄이라고 후회한다.
마지막으로 면봉으로 빡빡 누른다...
오분인지 십분인지 모르겠다만 근 10년이내 느껴본 최고의 아픔이다.
수액 맞을 꺼냐고 물어본다. 이건 맞아야 생존 할 수 있을거 같아서 즉시 ok...

입에 빵꾸가 나서 흡연시 발암물질이 다이렉트로 몸 속에 침투한다고 하는데 몰라 일단 펴야 살거 같으니까....

째고나서 4~5일은 지나야 한다는데 내일부터는 좀 덜 아팠으면 좋겠다. 제발

1일 후...
밤새도록 아파서 중간에 진통제 또 먹었다.
출근전에 회사근처 병원에 또 들렸다.
고름이 또 찼다고 주사기로 고름을 뽑자고 했는데 어제 짼곳이 넘나 아파서 싫다고 했다. (치명적인 실수 였다......)
진통제만 처방해 달라고 해서 낼름 먹었다.
그런데 진통제를 먹어도 아픔이 해소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점 더더더 고통이 심해진다.
편도주위농양 찾아 보면 뜨거운 감자를 먹은 듯한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는데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 물론 말하는게 쉽지도 않다.
침 삼킬 때 마다 귀까지 저리는 통증 때문에 그런지 귀가 계속 너무너무 아프다.
저녁을 거의 먹지도 못 했다. 진통제 먹을 때 마다 더 아파지는거 같은 건 느낌탓일까나?
침 삼키면 아파서 한 숨도 못 잤다.
혓바닥과 입천장이 맞닿아 있을 정도로 부어서 미칠 지경이다. 감당 할 수 없는 통증!

2일후...
간밤에 침 조차 삼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서 도저히 회사까지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집 근처 추천 받은 병원으로 갔다.
엄청 근엄하고 진지한 의사선생님이 보시더니..... 왜 저길 쨌지? 라고 충격적인 말을 하신다.
'이게 무슨 경우지...........?!'
마취 다시하고 그저께 짼 옆에 부분을 주사기를 꼽아서 고름을 뽑더니 보여주신다. 엄청 많네....
메스로 다시 찢고 지혈겸자로 벌리고 막대로 박박 긁어 낸다. 이 망할 고통을 또 ......
아주 박박 긁어 낸다. 그리고 석션으로 쭉쭉 빨아 들이고 거즈로 지혈까지 해 주셨다.
마지막으로 궁댕이에 주사까지 한 방 맞았다.
인터넷에서 찾아 본 치료 과정을 그대로 재현 한 듯 하다.
그저께랑 다르게 수술 받자마자 고통이 드라마틱하게 팍 사라졌다!! 말도 안 돼!
뻐근하던 턱이 완전히 부드러워지고 침 삼킬 때도 살짝 따끔? 하고 말뿐 전혀 지장이 없었다.
(워낙 극한의 고통을 몇일 동안 견뎌서 안 아프다고 느낀건지도 ...)
처방약도 이전 병원꺼랑 전혀 다르고 진통제가 포함된 약봉투이다. 의료용 가글도 받았다.
살 것 같다. 정말 살 것 같다!!
살짝 따가운 느낌이 있지만 이건 문제도 아니다.

3일후...
몇일만에 아주 개운하게 잠에서 깬후 병원을 다시 찾는다.
어제 짼 곳을 .... 다시 벌려서 고름이 또 나오는지 긁어낸다. 이거 엄청 아프다. 그렇지만 무조건 참는다. 차라리 잠깐 아프고 말지..
다행이도 고름이 안 나온댄다!!
이제 약 잘 먹으면 문제 없을 것 같다.
침 삼키는 통증은 거의 사라진 듯 하고 약간의 이물감만 든다.
그래도 입안에 빵꾸가 두군대나 났으니 죽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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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주위농양으로 고통속에 절규하다가 절개 배농 수술을 받았는데 엄청 좋아지는 느낌을 받지 못 했다면 이건 뭔가 잘 못 된 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병원을 갈아 타던지 그 옆에를 또 째던지 조치가 필요 할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 뿐입니다.)

제발 두번 다시 그래서는 안 되지만 혹시 모를 다음을 위하여 내 마음속엔 화타급의 의술을 발휘해 주신 병원명을 적어둔다.

맑은성모이비인후과의원

중동 현대백화점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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